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이제 정말...

여름이 다 지나간듯.
이곳은 여름이 있었나 이런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제 긴팔 옷을 입고 다니는 시기가 온듯.
학교 다닐때 2학기가 시작하는 이때는.
항상 기분이 좋았던것 같은데.
지금의 나도 새롭고 괜찮은 듯 싶다.
이번주부터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여름학기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학교에 다니는 구나.
이런생각이 먼저 들었다.
항상 열명도 안타던 버스가.
내가 다니는 학교에 가는 학생들 때문에 그전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그렇타고 서서가거나 그런적은 없다.
미국에서 차는 신발과 같은 존재다.
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첫날부터 같은 동네 바로 앞 street에 사는 어려보이는 백인이 버스가 여기서 서는지를.
물어보면서 등교길이 시작됐다.
이번학기부터 새로운 건물들이 몇개 생겨서.
그곳에서 수업을 듣고 아직도 학교가 온통 공사판이라.
크지도 않는 학교에서 길을 살짝 해맸다.
가까운 거리를 놔두고 공사중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한바퀴고 돌고나서 보니까.
아무리 공사중이라도 길은 만들어 놓았더라.
당연한거지만 난 여전히 여기서 이등병이다.
아침에 만났던 백인을 또 집에 가는데 버스타는데서 또 만났다.
그러더니 저버스가 맞냐고 물어보는데.
분명히 아니라고 했는데 끝까지 타려다가 기사한테 물어보더니.
결국에 내가 타려고 했던 버스를 같이 탔다.
자기도 뭔가 잘못됐는지 알았는지 나한테 뭐라고 했는데.
못알아들었다. 그러더니 버스에서 같이 내리는데 툭치면서 뭐라고 하는데.
역시 못알아들었다. 고맙다는 말은 분명히 안했다.
어려보이는 놈이 참 괜찮았다.
새로운 한국사람도 몇명있는 듯 했다.
이제 저 사람들이 저번학기의 내모습을 보여주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 몇명빼고는 다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듯 싶다.
뭐 괜찮다.
수요일에는 같이 수업을 듣는 베트남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핸드폰 번호도 주고 받았다.
솔직히 말하면 저번학기를 다녔어도 처음으로 내 핸드폰에 외국인 번호가 들어갔다.
한국 사람이면 몰라도 왠지 외국사람한테 번호 알려달라고 하는게 뭔가 어색하고.
조심스러워서 그런 말을 못 했었다.
아직도 내 핸드폰에는 10명미만의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다.
학교 등록금을 내야되서 은행에 가야 했다.
평소에는 집앞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세븐일레븐에 있는 atm기로 돈을 뽑아 썼는데.
입금을 해야해서 처음왔을 때 만들었던 은행에 가야했다.
너무 멀었다. 버스를 타려고 해도 두번 갈야타야 되고.
차타고 갔을때 10분이 안걸렸던 것 같은 마음에 걸었다.
1시간이 지나서야 은행에 도착했는데 우리나라처럼 그냥 atm기로 입금하는게.
바로 확인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란다.
이 돈을 쓰려면 내일써야 된단다.
뭐 어쨌든 환율계산을 잘못한 탓에 다시 이곳에 와야 했다.
허망했다. 다음부터는 atm기로 입금하지 말고 직접 직원한테 말하란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그래도 버스를 타고 갈까 하는 마음이였는데.
그냥 걸어갔다.
가다가 스타벅스가 있길래 커피하고 담배나 하나 하고 가자 이런맘이 생겼다.
그래서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내말을 알아듣는 걸 힘들어했다.
iced coffee이 간단한 단어를. 그러더니 일본사람이냐고 물어보길래 한국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인사말이 뭐냐고 물어봐서 알려줬다.
생각해보면 여기선 내가 외국인였다.
오늘은 별일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여전히 학기 시작과 동시에 하게 되는 숙제들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그리고 뻔한 말들을 해야 하는 자기 소개도 지겨웠다.
조금 다른 말들을 하고 싶은데 다른 말들을 하기가 어렵다.
뭐 그래도 괜찮다.
그렇게 한주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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