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5일 토요일

욕망해도 괜찮아?

이 곳에 그동안 열번넘게 글을 썼다가.
자고 일어나서 혹은 글을 쓰고 한시간 뒤에 다시 지워버렸다.
어제도 길게 써놓고 지워버렸다.
이것도 지워질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얼마전까지 아니 지금도 많이 읽히는 책.
욕망해도 괜찮아.
이렇게 이야기하고도 읽을려고 맘만 가졌을 뿐.
찾아 읽지는 않았다.
그런데 욕망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입이 닳도록 수다를 떨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내가 쓸 수 있는 일정량의 돈이 생겼다.
난 내가 그동안 사고 싶던 것들은 세시간에 걸쳐 전부 구입했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왜 기분이 안좋은지 모르겠는데.
나를 둘러싼 것들이 그리 편하게 이런 나의 모습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한살 한살 먹을 수록.
지나치게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게 보인다.
아니 더 크게 몸에 부딪힌다.

내가 오늘 세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서
내가 정말 필요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고 여기는 것들을
사고 있는데 나를 둘러싼 것들이
나에게 너무 쉽게 기대를 가져다 주지지도.
기분 좋음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왜 그럴까?
미국에서 지낼 때 좋게 생각했단 말이.
it's your job.
이 말이였는데.
니가 할게 이거라고.
니가 가지는게 이거라고.
너의 몫은 이거라고.
그런데 지금 내가 하고.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욕망해도 괜찮을까?
아니면 욕망를 가져야 살기 쉬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