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5일 월요일

비가 왔다.


그래서 집앞에 한달 넘게 쌓여 있던 눈들이 모두 녹았다.
참 신기한 일이다.
겨울에 비가 와서 겨울의 산물인 눈을 녹였다.
나는 한번도 무엇을 녹여 본적이 없다.
나는 한번도 무엇에게 녹여 진적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니 눈을 녹인 비가 엄청 위대하게 느껴졌다.
눈이 녹게 되서 그동안 못 본 잔디의 색이 그대로 보여졌다.
눈이 녹게 되서 눈 속에 있던 바닥에 있는 돌들이 보였다.
신기한 일이다.
눈이 녹았다.
그런데 또 다시 눈은 쌓일 것이다.
겨울이니까.
그럼 또 언젠가는 녹아서 가리고 있던 것을 보여 줄 것이다.
가리워진 것.
그런게 궁금하다.

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절에 다녀왔습니다.

월요일부터 오늘 밤까지 절에서 생활하다가.
밤 늦게나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정말 신기한 건 절이 도시 한복판에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나에게 절이라는 이미지는 산속에 암자라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모든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절에 가서 많은 기도와 많은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나름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되서.
보시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커져서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아마 절에 가서 그 일을 해야할 듯 합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제가 할 일은 절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정리하는 것인데요.
뭐 책이 별로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꽤나 큰 공간에 2~3천권 정도의 책들이 널려 있어서.
처음 마음엔 그냥 잘 모아두고.
옮길 것들만 옮기면 되겠지 이런 마음이였는데.
목록을 만들어달라 하시니.
어제, 오늘 500권 정도 목록을 만들었네요.
오랫만에 이런 일을 하니 기분은 좋아졌는데.
갈길이 너무나도 멀고.
절이다 보니 생활이 자유롭지 못해서.
조금 답답하기 합니다.
그래도 이미 뱉은 말 도로 넣을 수도 없고.
시간나는대로 틈틈히 절에 가서.
이 일을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산속의 고요한 절이라면.
많은 생각도 하고.
참선도 하면서 지낼 수 있을텐데.
지금 이 절은 그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뭐 절에 적응이 잘 되고.
생활에 잘 따르게 되면.
좋은 생각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서 드는 생각.
아무리 이 집에서 지낸지 8개월이 채 안 되었어도.
지하실. 푹신하지도 않은 침대위에서 잠을 잔다고 해도.
지금 지내는 이 곳이 세상 어느 곳보다 편합니다.
그런 생각입니다.

2010년 1월 9일 토요일

중국에 있는 사촌 형.


참 고맙고 항상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는 형이다.
방금 전화 통화를 했는데.
애잔한 마음이 가득하다.
서로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지내서 그런지.
몇 마디를 나누지 않아도 그냥 기분이 좋고.
나는 이 형 생각만 하면.
아 나도 정말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뿐이다.
3년전에 우리 형하고 같이 중국에서 만났을 때도 참 즐거웠었다.
그때 찍은 사진을 추억이라 생각하며 올린다.
아까 사촌 형이랑 통화하면서 이야기했는데.
이제 어느덧 어리다고 말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버렸다.
정말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자.
최선을 다하면은 화창한 아침.
도망만 다닌다면 어두운 아침.

2010년 1월 5일 화요일

잘 지내나요.



한국은 많은 눈이 왔다고 하는데.
모두들 잘 지내나요?
폭설 스타 박대기 기자의 소식을 여기서도 챙겨 듣고.
꽤나 웃었습니다.
이곳도 몇일동안은 눈이 오지는 않았는데.
꽤나 쌀쌀한 날씨.
이런 날씨에는 뭐 집에만 있는게 좋지만.
그래도 뭐 저녁을 먹고 저번주부터 다시 시작한 운동을.
조금이나마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것 저것 생각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형의 전화도 전화였고.
같이 살던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확정을 지어서.
이것저것 이야기도 했고.
얼핏 들었던 친구들 이야기도 생각해보니.
이것 저것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예전에 언니네 이발관 홈페이지 이석원씨의 일기에서.
생의 의미라는 단어를 봤는데.
꽤나 무거운 단어라 생각해보고 생각해봅니다.
우리에게 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돈을 버는 것?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하는 것?
명예를 얻는 것? 자신을 가꾸는 것?
꿈을 이루는 것? 이건 너무 큰가요?
누구에게 생의 의미는 있겠지만.
마지막에 말한 것처럼.
내 꿈을 이루는 것이 그것이라 한다면?
어찌보면 생의 의미가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꿈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지만.
그래도 꿈이라는 말속에는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생의 의미라는 말속엔 현실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해지는 것?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겠지요. 오히려 자신이 가진 행복을 몰라 불행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됬건 우리가 살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때도 내가 왜 살았는지도 모르고 저 하늘의 별이 될까요.
모르는 일입니다.
그냥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그렇게 살다가 보면 이 보잘 것 없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 긴 시간이.
무언가 자신에게.
넌 그러니까 살아.
이렇게 말해주지 않을까요.
아니면 내일이라도 당장 난 이렇게 살아야 해.
이런 다짐이 생의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모르는 일입니다.
열심히 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2010년 1월 1일 금요일

첫 마음.


이곳도 이제 새해가 된지 1시간이 지났네요.

오늘 이곳 저곳 전화도 하고 같이 사는 분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해에 해야 할 것들을 서로 이야기도 하고 고마운 이야기도 듣고

그래서 그런지.

기분이 좋네요 정말.

항상 이런 맘으로 살아간다면.

언제나 행복하겠지요.

이곳에서 새해를 맞으면서 신기한 건.

카운트다운을 3번 합니다.

서부는 아직 새해가 안되었네요.

그리고 뭐 특별한 건 없지요.

이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에.

새로운 꿈에. 새로운 기분에.

행복하고 희망을 가지게 되는거겠지요.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마음으로 들뜬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좋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항상 고마운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구요.

행복하시구요.

그리고 친척분들. 친구분들. 형들. 동생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예전에 싸이에 올렸던 말인데.

지겨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새해니까.


새해가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당신의 두손에 별이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

-칼릴 지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