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절에 다녀왔습니다.

월요일부터 오늘 밤까지 절에서 생활하다가.
밤 늦게나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정말 신기한 건 절이 도시 한복판에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나에게 절이라는 이미지는 산속에 암자라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모든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절에 가서 많은 기도와 많은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나름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되서.
보시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커져서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아마 절에 가서 그 일을 해야할 듯 합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제가 할 일은 절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정리하는 것인데요.
뭐 책이 별로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꽤나 큰 공간에 2~3천권 정도의 책들이 널려 있어서.
처음 마음엔 그냥 잘 모아두고.
옮길 것들만 옮기면 되겠지 이런 마음이였는데.
목록을 만들어달라 하시니.
어제, 오늘 500권 정도 목록을 만들었네요.
오랫만에 이런 일을 하니 기분은 좋아졌는데.
갈길이 너무나도 멀고.
절이다 보니 생활이 자유롭지 못해서.
조금 답답하기 합니다.
그래도 이미 뱉은 말 도로 넣을 수도 없고.
시간나는대로 틈틈히 절에 가서.
이 일을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산속의 고요한 절이라면.
많은 생각도 하고.
참선도 하면서 지낼 수 있을텐데.
지금 이 절은 그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뭐 절에 적응이 잘 되고.
생활에 잘 따르게 되면.
좋은 생각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서 드는 생각.
아무리 이 집에서 지낸지 8개월이 채 안 되었어도.
지하실. 푹신하지도 않은 침대위에서 잠을 잔다고 해도.
지금 지내는 이 곳이 세상 어느 곳보다 편합니다.
그런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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